안지향작가1 매거진G_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그대, 패들링을 멈추지 말아요 안수향 사진작가 파도는 바다의 전진하는 힘과 비례하여 버티는 땅의 힘이 만나는 곳에서 부서진다. ‘파도’라는 한 사건의 경계, 이는 파도 이전의 세계와 이후의 세계를 명확히 구분 짓는다. 파도가 처음 부서지기 시작하는 이곳 너머 파도 이전의 세계가 바로 서퍼들이 대기하는 지점인 라인업(line-up)이다. 서핑을 위해 서퍼는 반드시 이 마지막 파도 하나를 넘어야만 한다. 나는 쏟아지는 파도의 속도로 먼저 몸을 들이밀었다. 숨을 꾹 참는다. 요동치는 경계, 패들링을 멈추지 마. 그리고 나아가. 계속, 계속. 꾹 참았다가 이내 터지는 숨, 먼저 너머에 닿는다. 버티는 힘이 나아가는 힘으로 바뀌던 찰나, 무사한가? 무사하다. 마침 지나가고 부서지는 파도 하나를 관망한다. 오늘 처.. 2023. 9.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