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을 앉은 자리에서 쉬지않고 단번에 읽었습니다. 이렇게 몰입하여 읽은 책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읽는 내내 다양한 감정들이 스쳐지나가며, 마지막 장을 덮으며 어떻게 그 감정들을 기록할 지 잠깐 생각에 잠겨봅니다. 먼저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만들어 진것과 이 책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깊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의 기록과 책이 이렇게도 소중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아마도 저자의 경험은 그 누구에게도 다가가기 어렵고, 두렵고도 슬픈 역사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겨주고, 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과 사를 오가는 절망 속에서 기필코 살아나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통해 너무나도 당연시 여겨 잊고 지냈던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생존욕구를 각성하게 되었습니다. 왜 살아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의미와 이유를 잃어가고 있는 무미건조한 시대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삶의 의미를 추구하며, 어떤 가치를 위해 살아야 할지 알려주며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것만 같습니다. 단순히 이론만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피와 땀으로 얼룩진 자신의 경험을 세상에 알리며, 인간을 돕고 살리고자 하는 노력이 진정으로 가슴 깊이 다가옵니다. 이 독서기록은 그의 삶의 궤도에서 발견한 인생의 의미와 나 자신에 대한 반성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삶에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삶을 살겠다.
‘인생의 관심사’를 한마디로 써달라는 부탁에 대한 그의 대답이었습니다. 또한 “끝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한 가지만 말하라고 한다면, 잃어버린 원고를 다시 쓰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죽을 듯한 고통과 두려움, 불안 속에서 끝까지 나 자신을 살려야하는 이유가 남을 살리기 위해서라니, 한 줄이라도 더 쓰겠다는, 한 권의 책을 엮어내겠다는 그 의지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니, 어쩌면 이런 인간애가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생존하고 진화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남을 살리고 싶다는 마음, 남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나부터 살릴 수 있는 힘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이 세상에 모든 것이 종말하고 나 혼자 살아 남게된다면, 나를 위해 그렇게 악착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요. 지구 어딘가에 존재할 지 모르는 누군가를 찾아 헤매거나, 나 이후의 다음 세대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조용히 죽음을 맞이할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 저자의 대답을 읽으며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찾아보지 않고 나의 사명을 무시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물음이 떠올랐습니다. 준비가 되면, 자격을 갖추면, 때가 되면 그때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것부터 나눌 수 있는 기회는 많은데도 말입니다.
누군가는 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살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책을 쓰길 참 잘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어요.
활자가 가진 힘은 책 한권의 무게보다도 훨씬 큰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누군가는 다시 살기로 결심하고, 누군가는 인생을 바꾸게 되고, 삶의 의미를 되찾기도 합니다. 우리가 명확히 알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인간은 결국 모두 죽는다는 것입니다. 삶은 모래시계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모래알처럼 시간은 흘러 죽음이라는 끝에 다다르게 될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더 잘 살아보려고 각자 나름의 애를 쓰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 삶의 의미와 방향, 지혜를 발견하려 하는 것도 그 노력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지금처럼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누군가에게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갖게해주는 이 책의 위력처럼, 마음의 평안과 삶의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가져봅니다. 저의 결심 또한 빅터 프랭클이 책을 쓰길 참 잘했다는 확신을 더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뿌듯함도 더해집니다.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삶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그려나갈지, 어떤 선택지를 모아갈지 방향을 재정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가 남긴 메세지를 다시 되새기며, 그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야겠습니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실수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경험주의자의 사적인 기록 > 독서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거진G_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0) | 2023.09.22 |
---|---|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_김상현 에세이 (0) | 2023.08.26 |
백만장자 메신저_나는 어떤 유형의 메시저인가 (0) | 2023.06.21 |
David Ogilvy 오길비, 광고가 과학이라고? (0) | 2023.06.09 |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내가 배운 것들 (0) | 2023.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