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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주의자의 창업, 비즈니스/스크랩 아카이브

[스크랩] 빅테이터로 읽는 우리 시대 언어 “라이프스타일”

by Siyu 아카이브 2024. 3. 25.

[라이프스타일이란 용어의 대중화 : 킨포크와 츠타야의 등장]


요즘 주요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라이프스타일’이다. 누구나 들어봤고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생활양식’쯤 되겠지만 완벽하게 번역되는 것은 아니다.

소셜미디어상에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빠르게 커져왔다. 2019년 10월 현재 그 관심도는 2014년에 비해일곱 배 가까이 증가했다. 서점에 가도, 쇼핑몰에 가도, 인스타그램 피드에서도 하루 몇 번씩 이 단어를 발견할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팔아라』에서 그 개념이 상세히 소개되면서 ‘라이프스타일’은 마케팅 서적의 단골 주제가 되었다. 고객을 상대하는 기업들이 저마다 ‘타깃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궁금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 커머스와 콘텐츠의 확장이 가속화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의 방황과 고민이 깊어지던 때에 마스다 무네아키가 선보인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가능성인 츠타야의 다이칸야마 T-site는 모두가 따라가야 할 성지로 여겨졌다. 츠타야의 성장을 교훈 삼아 대한민국의 대형 유통업계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란 개념을 재고했다. 이때부터 한국에는 T-site에 영감을 받은 것이 분명한 ‘라이프스타일숍’ 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소비자에게 전달되었다.

같은 해 '평범한 일상의 소박한 삶', '감성적이고 실용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이라는 소개와 함께 국내에 출시된 〈킨포크 1호〉는 출간 즉시 모든 카페의 테이블 위에, 감성적인 인스타그램 사진의 한 컷 속에 놓이게 되었다. 킨포크는 표지만으로도 ‘소박함’과 ‘자연스러움’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라이프스타일이란 단어와 가장 밀접히 연결되는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츠타야가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연결했다면, 킨포크는 라이프스타일과 여유를 이었다. 이 두 콘텐츠를 통해 대중화된 개념은 시간이 가면서 점차 한국화했다. 이제 우리는 ‘라이프스타일숍’과 ‘감성카페’ 외에도 거의 모든 일상에서 이런 계열의 단어들을 만날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확장 : 물질소비에서 경험소비로, 의식주에서 취미로 ]


그렇다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의 표현과 감성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연관 감성어는 ‘여유로움’과 ‘행복’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것은 여유롭고 더 행복한 삶을 살겠다는 선언과 같다. 그런 중에도 행복과 여유를 주축으로 한 럭셔리하고 스타일리쉬한 라이프스타일에서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라이프스타일로 그 성격이 변하고 있다. 독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요소는 ‘라이프스타일’ 연관 관심사 키워드를 살펴보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스타일리쉬한 라이프스타일’에서는 ‘패션’ ‘인테리어’와 같은 의식주의 소비가 중요했다면, ‘독창적 라이프스타일’에서는 ‘취미’와 ‘여가활동’이 중요해진다. 라이프스타일의 범위가 의식주에서 취미와 휴식으로 확장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내가 먹는 것, 내가 입는 것, 내 집의 모습을 넘어 나의 ‘취미’와 ‘휴식의 장면’이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규정짓는다. 인스타그램 콘텐츠로는 #먹방에서 #취미스타그램으로, #맛집투어에서 #원데이클래스로 옮겨간 양상이기도 하다.

우리의 사생활에서 ‘취미’와 ‘휴식’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시작은 원데이클래스 수준의 일회성 경험일지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경험하고 그를 통해 사생활의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일이 아닌 취미, 야근이 아닌 휴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그동안 취미와 휴식에 얼마나 무심했는가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우리는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의 사생활에 주목해야 한다.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어떤 형태로든 콘텐츠화해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알려야 한다.

물질적 결핍보다 취향과 취미의 빈곤함이 더 고민거리인 시대다. 누구나 ‘라이프’는 가지고 있지만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정립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들여 자신을 돌아보고 그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표현하고 있다.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사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좋아하는 일로 시간을 보내면서 천천히 삶의 방식을 체득하는 것이다.

천편일률적 삶의 방식이 아니라 선명하고 반짝이는 자신만의 고유한 라이프스타일은 이와 같이 소비가 아닌 경험을 통해 견고해질 것이다. 독창적인 삶의 방식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더 많은 삶과 행복의 가능성이 생겨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 많은 취미부자, 더 많은 취향부자들이 자신의 취미와 취향을 설파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존재하는 세계가 되기를 바란다. 츠타야스타일, 킨포크스타일이 아닌 ㅇㅇㅇ스타일의 고유명사를 스스로 만들고 빛낼 수 있도록 개인의 매력적인 사생활이 존중받고 주목받는 사회로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정유라(다음소프트 대리)
다음소프트 연구원. 학사과정으로 경영학과 불문학을 전공했고, 석사과정으로 문화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쉽게 감명 받고 그 이유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것이 취미이다. 소셜 빅데이터에 나타난 라이프 스타일의 현재와 변화를 고객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사람과 사회를 관찰하고 그것을 왜곡 없이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직업을 통해 스스로가 조금 더 사려 깊은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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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N - [빅테이터로 읽는 우리 시대 언어] 라이프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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